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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원히 고통받는 운영진 본문
1년 내내 '언젠간 해야지' 라고 미뤄둔 성결대 멋사의 기록을 시작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게으르게 실행한 성결대학교 대표의 일기입니다.
6기는 이 회고를 반면교사 삼아 더 열심히 할 수 있기를
1.
오티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그 날은 지방 학교들까지 모두 참가하는 큰 행사였고, 1,000명 가까운 멋사 인원 대부분이 참가했다.
멋사의 후원사들이 참여했고, 멋사 출신 서비스 대표들도 짤막한 응원을 해주는 시간도 있었다.
우리 학교는 전체 오티 이전에 먼저 학교에서 자체 오티를 진행했고, 그 날 회식까지 했다.
자체적으로 오티 피피티를 만들었고, 선발된 학생들에게 멋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운영진 업무의 시작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운영진과 대표의 역할은 크게 "운영"과 "튜터"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운영의 역할에는 홍보, 선발, 학생 관리 등등등이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이나 중앙 공지 전달, 스터디 일정 관리 등등이 있다.
튜터의 역할에는 커리큘럼 구성, 수업 자료 준비 등등이 있다. 보통 밤샘의 주범이다.
운영진 인원이 많은 학교에서는 대표, 운영진, 튜터 등으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난 혼자였다.
혼자 다 해야 했다.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할 일이 많다.
가장 먼저, 나를 포함한 9명이 주기적으로 모이려면 공간이 필요하다. 학교 앞 카페에서 수업을 하기 싫다면.
수업을 하기 위해선 컴퓨터가 필요하고, 빔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우리는 컴퓨터공학과 교수님에게 문의를 했고, 매주 두 번씩 강의실을 빌렸다.
그런데 이게 또 당일 신청은 안되고, 미리미리 신청을 해야한다. 이걸 매번 기억하는 것도 일이었다.
또 세션 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학생들 시간표를 받아 비교해 보면서 공통적으로 가능한 날을 찾아야 한다. 선발을 진행하면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5시반에 세션이 진행된다고 공지를 했는데 막상 뽑고 났더니 화요일이 공강인 학생들도 있었다. 이런 난데없는 에러 사항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 수업 시간이 2시간 남았는데 갑자기 3명이 오늘 못온다고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다. 모든 권한을 위임 받는다는 것은 전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얘기지만, 반대로 내가 결정을 못내리면 아무 것도 안된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중앙에서 권장한 운영진 대비 학생 수는 1:3이었지만 나는 1:8이었다. 5기 전체 학교가 70개가 좀 넘었는데, 운영진 대 학생 비율이 아마 우리 학교가 최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정도 되면 과제 검사도 일이다. 난 몇 번 자체적으로 과제를 내주기도 했는데, 8명의 과제를 혼자 다 보는 시간도 무시 못한다.
2.
멋쟁이 사자처럼은 하나의 팀이다. 천명이 넘는 전체가 하나의 팀이라면, 각 학교의 멋사는 개별적인 팀이다.
그리고 그 개별적인 팀의 리더는 운영진이 된다.
리더의 역할은 팀의 구심점이고, 동력이고, 비전이다.
멋사의 개개인은 각각의 에너지이다. 각자 크리에이터고, 기획자고 개발자이다.
이 에너지가 적절하게 융합되었을 때, 자소설닷컴이 나왔고 비프로일레븐이 나왔고 구닥이 나왔다.
성결대학교 멋사의 에너지가 구닥으로 발현될지 혹은 와해될지는 온전히 나의 역할이었다.
성결대학교에 멋쟁이 사자처럼을 만들 때, 나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 1년을 채우지 못하는 일은 없다. 둘, 반드시 내년으로 넘어갈 동력을 남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1년을 함께할 인원을 선별하는 것이었고, 다음은 그 학생들이 얻는게 없다는 생각이 안들게 하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스텝업을 해야했다. 정체되면 안됐다.
가장 먼저 생각한 방법은 학생들에게 "멋사 뽕"을 주입하는 일이었다.
멋사는 그 자체로 이미 대단히 멋있다. 그렇지만 이제 막 가입한 학생들에게는 그 점이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오티에서부터 그 점을 스스로 상기시키면서 진행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템은 많았다. 전세계적으로 이만한 교육단체는 유례가 없다는 점, 짧은 역사 속에서 규모 있는 서비스가 많이 나온 것, 타 학교와의 교류의 가능성 등 멋사의 장점을 소개하는 시간을 오티에 많이 할애했다.
그 외에도 레일즈의 가장 큰 매력인 배우기 쉬운 점, 생산성이 높은 점 등을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있을 수 있는 불안감을 축소시키려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학교 수업에서 잘 다루지 않지만 멋사의 커리큘럼 필수 과정인 깃허브나 슬랙, AWS 등도 미리 소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또 이를 통한 협업의 기회를 약속하며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멋사 뽕을 많이 맞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노력은 커리큘럼 거의 전체 주간동안 계속 반복했다. 중간에 식어서 나가버리면 안되니까.
물론 내 능력 부족으로 모든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어려움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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