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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션을 준비할 때, 본문

likelion/5th 멋쟁이 사자처럼, 운영진의 일기

(4) 세션을 준비할 때,

playinys 2018. 1. 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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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언젠간 해야지' 라고 미뤄둔 성결대 멋사의 기록을 시작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게으르게 실행한 성결대학교 대표의 일기입니다.

6기는 이 회고를 반면교사 삼아 더 열심히 할 수 있기를


1.


운영 업무의 꽃은 역시 스터디 세션일 것이다.

매주 2회, 혹은 그 이상 되는 세션은 소수 운영진 학교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운영진이 여럿 되는 학교라면 운영 이슈와 튜터 이슈를 분담할 수 있고, 세션도 주기를 정해 진행한다면 한결 여유롭다.

하지만 한 명, 혹은 두 명이라면.. 밤샘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전체 커리큘럼 구성을 짜는 일은 부담이 없다. 멋사는 이미 5년째 운영되어왔고, 그만큼의 노하우가 쌓였다.

중앙에서 제공되는 커리큘럼 가이드도 있고, 수업 자료 뼈대도 있다.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다면 60개가 넘는 학교의 운영진이 모인 단톡방에 질문을 올리면 누군가는 정답을 올려준다.

유니라이온에도 질문 게시판이 있어서 그 곳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5기 때는 학교 대표들에겐 @likelion.org 대표 계정이 하나씩 주어졌는데, 이 계정으로 각 학교의 운영진들이 수업 자료를 공유하는 구글 드라이브에 접근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수업 구성을 할 때 서강대 운영진들이 올려주신 자료가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중앙 운영진에서도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깃북이나 세션 영상을 제공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셨다.


세션을 준비할 때 도움 받을 곳은 이렇게나 많다. 미리 공부하기 충분한 양이고, 수업 자료 만들기도 시간이 오래 걸릴 뿐, 큰 어려움은 없다.

준비할 때, 는 그렇다.


2.

세상 일이라는게 다 그렇듯, 항상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나름대로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고 생각하고 막상 세션에 들어가면, 그 때부터 고통의 시작이다.

정말 별의 별 상황이 다 나온다. HTML을 입력하세요, 했는데 HMTL을 쓰고 저 안되는데요, 하는 경우는 한 학기에 100번은 나온다. 진짜로.

학생들마다 코드를 작성하는 스타일은 다 제각각이라서 오류가 떴을 때 리뷰를 해주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들여쓰기부터 수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기상천외한 오류들도 많이 나온다. 오류가 떴는데, 학생이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 뒤에 날 부른다면 이미 어디서부터 꼬였는지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럴 땐 C9 워크스페이스를 밀고 처음부터 다시 해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

CRUD 수업을 진행할 때엔 세션을 몇 회에 걸쳐 나눠서 했는데, 초반 몇 회는 복습의 의미로 지난 주에 했던 내용을 다시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학생들은 집에서 복습을 하진 않을테니까. 그런데 지난 주에 했던 내용을 다시 해보는데도 오류가 뜬다. 엄청나게 뜬다. 결국 2시간 세션 중에 1시간을 복습하고 오류 잡는 일에 쓰는 경우도 있다.


정말 별의별의별의별 경우가 다 있다. 이래서 운영진 대비 학생 비율을 그렇게 권장했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8개의 다른 오류를 혼자 잡아주는 시간이 나를 강제 레벨업하게 만들었던것 같기도 하다.


초반엔 예상치 못한 질문도 많이 받았다. 수업 준비를 안일하게 했더니 대답을 못해주는 질문이 많이 들어왔다. 이건 내 능력 부족이었으니 반성.

그 후로는 수업 준비를 엄청 열심히 했다. 일부러 오류도 내보면서 자주 나는 오류가 뭔지 분석했고, 오류 창을 보고 원인을 찾는 데에 시간을 많이 들였다. 정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오류는 보통 비슷비슷한 이유가 많다. 라우팅 에러, 마이그레이션 미실행, html 닫힘 태그 미입력 등등등


학생이 프로그래밍이 처음이라면, html 태그를 열기 전에 DOCTYPE을 먼저 입력하는 것조차 어려운 개념일 수도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변수를 만들고, 범위를 설정해서 뷰파일에서 꺼내 쓰라는 말은 마법진을 그려서 헬파이어를 소환하라는 주문처럼 들릴 수도 있다.


가급적 수업 자료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최대한 세세한 개념 설명을 하는 것도 때로는 필요할 수도 있다. 원인과 결과를 설명해주지 않고, 이렇게 하면 됩니다 라는 설명은 기상천외한 오류를 낳는다.


예를 들자면 CRUD 모델 사용법의 3가지 단계, rails g model -> migration schema -> rake db:migrate는 굉장히 많이 헷갈려한다.

CRUD 수업을 두번 세번 해도 꼭 한 단계씩을 빼먹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은 각각의 명령어가 어떤 의미인지, 어떤 동작을 지시하고, 그 단계가 어떤 의미인지 자주 설명해주는 편이 좋다.


"만드는 사람이 수고로우면 쓰는 사람이 편하고, 만드는 사람이 편하면 쓰는 사람이 수고롭다." 라는 말이 있다.

배달의 민족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수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수고롭게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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